Saxophone/Etc.

악기뚫기

具善會 2014. 12. 13. 11:07

단지 롱톤에 의한 호흡으로 금속의 원자구조가 바뀐다는건 무리란 생각이 들고,
실제로는,
전체 담보가 모두 닫힌 Bb 부터 시작해서 다른 음들을 잡고 오래 길게 불면, 호흡과 입에서 나온 강한 공기압이
습기와 약간의 침들을 먹어서 부드러워진 담보들을 눌러주어서
평소 미세한 틈이 생겼던 부분들을 조금씩 펴져서 부드러워진 담보로 채워주고,
또, 호흡으로 발생된 습기와 약간의 침들이 담보와 홀컵에 패인곳에 스며들어서
그때까지도 남아있던 미세한 틈들을 메꿔서 이전보다 더 홀구멍들을 완벽에 가깝게 틀어막아줘서
종전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드는 소리가 나게 되는게 아닐까..

 

..............금속재의 원소 배열이 바뀌거나, 그 고유의 성질을 변화시키려면, 일정 온도 이상의 고열이나, 일정 세기 이상의 타격과 같은 힘이 가해져야 하는데, 그런것과 비교하여 아주 미미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호흡만으로 그 효과를 대신한다는건 있을수가 없는 일이다....

 

"악기를 뚫는다"  라고 표현하는것은

담보 상태가 불량한 악기로 불면 음정도 않맞고, 소리도 깨끗하지 않아 마음이 너무 답답하였는데

이후에 담보를 조절하여 컨디션을 아주 좋게 한 후에 불어보니

음정도 잘 맞고, 소리도 명료해져서, 그동안 꽉 막혀있던 답답한 연주자의 마음이

뻥 뚫린것 같고 속이 시원해진것을 좀 더 해학적이고 은유적으로 표현해서

"악기가 뚫렸다, 뚫는 작업을 한다."

라고 표현한것이라 생각된다.